우리 함께 걸어요.
손잡고 어깨동무하고
교육이라는 백 년의, 천년의 숲길을
비닐하우스에서 최상품을 키워내는 교육이 아니라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여 균형을 맞추며 살아가는 아마존의 숲처럼
맘 편히 숨을 쉬는 허파가 되도록 지켜주게요.
부모는, 어른은 논과 밭의 파수꾼.
큰 논마지기이든, 산비탈의 다랑이논이든, 길가의 한 뙈기 밭이든
씨를 뿌렸으면 농부의 마음으로, 허수아비의 눈으로
들여다보고 지켜보게요.
멀리 떨어져 있어도 뿌리가 서로를 보듬고 지탱하며
자신만의 색깔과 향기로 각자의 공간을 물들이도록
아이들에게서 감시의 눈길을 거둬들여
저 멀리 지평선에 뜨고 지는 해와 별을 바라보며,
감동을 노래하게요.
함께 비슷한 나이대의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이자 벗으로서, 지난 주말 무남독녀 외동딸의 진로 고민으로 3년 동안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긴 호흡으로 한 박자 쉬어가라는 의미로 이 시를 띄워 보냈다. 지금은 대학교 3학년인 내 둘째 딸을 키울 때는 놓쳤던 것들이 이제야 보여서 나보다 1년 늦은 고등학교 2학년인 딸과 씨름 중인 친구는 나보다 현명한 선택을 하라는 마음도 같이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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