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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Seesaw)

My Own Poems

by totorida 2025. 6. 14.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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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어깨와 오른쪽 어깨가 균형이 깨져 있는 걸 알았다.
오른편에 있는 남편을 잠깐 보고 똑바로 잠시 누었다가
왼편으로 뜨는 해를 50년째 받아들이느라
왼쪽 어깨가 시큰하게 운다.
의자에 오래 앉아 작업한 뒤에는
오른쪽 발등만 코끼리 발로 변한다.
질기고 딱딱해서 맛난 것들은
오른쪽 이에게만 주었더니
지혜가 사라지고 분화구가 남았다.

아이들이 떠나고 남겨진 시소에
남편과 나란히 올라타본 적이 있다.
남편이 올라가면 나는 내려오고
내가 올라가면 남편이 내려간다.
올라가면 안 내려가고 싶어도 내려와야
발이 땅에 닿아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내려오면 안 올라가고 싶어도 올라가면
다 가진 것 같고 스릴을 즐길 수 있다.
심심해서 힘겨루기를 했더니
시소가 가운데에서 떨고 있다.
잠시 평형을 유지한 듯 보여도
나와 남편이 영원히 내려오지 않는 한
시소는 올라갔다, 떨며 멈췄다, 내려왔다를
계속 반복할 것이다.
이것이 시소가 우리에게 가르쳐 준 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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