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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오늘은 긴 동면에서 깨어나 드디어 겨울옷을 빨아 밝은 봄 햇빛에 말렸다. 계절은 벌써 입춘을 지나 개구리도 잠에서 깨어났고 거리마다 모든 봄꽃들이 만개했는데도 내 몸과 마음은 컴컴한 동굴에 갇혀 있는 듯하다. 하루에 한 번씩 먹을 것을 사러 집 밖으로 나갈 때를 빼고는 온종일 집 안에서 무기력하게 살다가 오늘은 뭐라도 의욕적인 일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겨울옷을 세탁기에 넣고 돌렸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사거리 한가운데 서 있는 듯한 막막한 마음과 아직도 겨울비에 젖어 떨고 있는 내 몸도 한 줄로 정돈이 되어 바삭하게 말랐으면 하는 바람과 부러움으로 창틀에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가지런히 널린 옷들을 바라본다. 나에게 이런 시간이 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계획에도 없었던 일이었다. 미래에 대한 불안..
My Own Essays
2023. 3. 29. 17: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