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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천국 본문

My Own Poems

시네마 천국

totorida 2025. 5. 4. 17:43

나이가 든다는 건
내가 걸어온 길을 영사기로 돌려보는 일.
다른 누구를 탓할 수 없지.
내 육체와 정신이 보내는 신호를
수십 년 무시하고 달려왔으니
작고 큰 교통사고들이 생길 수밖에.
배가 불룩하다, 올챙이 잡아먹은 복어처럼
입냄새가 심하다,  음식 찌꺼기 거쳐간 거름망처럼
미간에 골이 진다, 삼지창 지나간 밭처럼
위액이 올라온다, 빙초산 맛처럼
가슴에 혹이 나도 몰래 자랐다, 올괴불나무 꽃처럼

내 등뒤에서 수군대는 험담처럼
소변볼 때 불쾌한 통증이 느껴지는 횟수가 잦다.
낚싯바늘에 걸린 붕어들처럼
여기저기 가렵고 두드러기가 올라온다.
푸른 고추냉이 잔뜩 넣은 벌칙 만두처럼
비 오기 전날 무릎이 아리고 쑤신다.
작은 천국문 앞에 늘어선 사람들처럼
바늘구멍이 땀구멍 같고 약병글씨가 깨알 같다.
입안 벽은 단봉낙타 같고 두 눈은 씀바귀처럼 쓰다.
긴 비행시간 후에는 코끼리 발등으로 변신하고
하루 노동 끝에는 관절마다 파스 냄새가 진동하며
자는 동안에도 전쟁을 치른 듯 피로가 여전하다.

그래도 여전히 아침이면 눈을 뜨고
새로운 세상의 기운을 받아들인다.
예방하느라 놓치는 것도 있고,
치료하면서 새롭게  알게 되는 것도 있으니
모든 게 신이 숨겨 놓은 불가사의한 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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