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Own Essays

클리프 행어가 되고파

totorida 2023. 10. 6. 23:48

책과 방송, 너튜브, 학교 강의로 유명한 한  대학교 교수님의 <원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의 차이>에 대한 짧은 강의가 떠오른다. 놀이공원에 어린 딸을 데리고 갔는데 딸이 2~3만 원 하는 헬륨풍선을 사달라고 졸라서 딸의 바람, 아버지의 역할, 주변시선 등을 고려하여 거금을 투자해서 사줬는데 10분쯤 후에 '아빠 팔 아파' 하는 말과 함께 풍선이 하늘로 날아가고 있었다는 웃픈 이야기이다. 딸이 커다란 풍선을 사달라 한 것은 그때 그곳에  있던 아이들이 모두 풍선을 손에 쥐고 있어 자신도 갖고 싶었지만 10분 후 다른 곳에서는 풍선을 갖고 있던 아이가 주변에 아무도 없어 풍선에 대한 욕망이 사라져 놔 버렸고, 이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10분 전에 아빠로서 좀 더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었을 거라는 강의였다. 강사의 강의 취지와 청취자의 감동 포인트가 다를 수 있으므로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나의 해석은 이렇다. 원하는 것은 시간과 공간, 주변 사람들과 같은 외부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아 쉽게 형성되고 변화하지만, 좋아하는 것은 시공간이나 주변 사람들의 영향에 쉽게 휘둘리지 않는 일관된 속성을 가지고 있다. 아마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더 귀를 기울인 결과물인 듯하다. 하지만 아이가 이런 생각을 할까? 그냥 대여섯 살 쯤의 아아들은 가지고 놀고 싶고, 타고 싶고, 먹고 싶고, 하고 싶은 것을 맘껏 시도해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능력치를 실험하고 있을 것이다. 부모가 여러 가지 교육 이론과 연구자료로 분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만 키워도 자신이 누군인지 더 많이 아는 어른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부모로서 사리분별과 도덕심, 인내심 등 다양한 덕목과 가치들을 가르쳐야 할 것 같은 책임감과 의무감, 노파심에 최소한의 보호와 훈육만 해주어도 자연스럽게 커나갈 아이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억지로 주입시키다 보니 내발적 동기는 사라지고 시선이 자신의 내부보다는 외부로만 쏠리게 되지 않았나 싶다. 다시 어린아이를 키우는 젊은 부모가 된다면 원하는 것이든 좋아하는 것이든 그것이 남을 해치거나 피해 주는 나쁜 짓만 아니면 선 긋지 않고 재지도 않고 시도하도록 내버려 두고 싶다. 어느덧 10대 후반과 20대가 돼버린 내 아이들은 이미 스스로 알아서 너무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사는 것 같아 안타깝다. 지금이라도 하고 싶다는 거 맘껏 할 수 있게 해주는 슈퍼파워 부모이고 싶다. 또한 나 자신도 하루 지나 맘이 바뀔지라도 해보고 싶은 건 하고 난 뒤 야무지게 후회하고 싶다.